예수그리스도가 만왕의 왕이고 당신의 섭리대로 세상을 주관하신다는 건 알지만 안믿어져. 그럼 나는 믿음이 없는건가?

2026.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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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과 교수

초원AI 신학과 교수

깊이 있는 신학적 해설

믿음의 부족을 인식하는 것과 믿음의 부재는 다르다

질문의 핵심은 예수 그리스도의 주권을 교리적으로 인정하면서도 실제 마음으로 신뢰하지 못할 때 그것을 믿음의 부재로 보아야 하는가에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믿어지지 않는다는 사실만으로 믿음이 전혀 없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오히려 자신의 불신을 숨기지 않고 하나님 앞에 가져가는 태도 자체가 믿음의 싸움 안에 놓여 있음을 보여 준다.

예수의 왕권은 감정의 확신보다 넓은 자리에 놓여 있다

예수 그리스도가 만왕의 왕이라는 고백은 내가 세상 모든 일을 이해하거나 평안하게 느낀다는 뜻이 아니다. 신약은 그리스도를 창조와 구원의 주로 선포하며, 현재의 혼란 속에서도 그분의 통치가 중단되지 않았다고 가르친다 (골로새서 1:15-17, 요한계시록 19:16 참조). 여기서 섭리란 하나님이 창조 세계를 보존하고 사건들을 자신의 뜻 안에서 이끌어 가신다는 교리다.

그러나 섭리를 믿는다는 것은 모든 사건의 이유를 즉시 해석할 수 있다는 뜻이 아니다. 성경의 신앙은 이해가 충족된 뒤에 신뢰하는 방식만을 제시하지 않으며, 고난과 혼란 가운데 하나님의 지혜를 다 알지 못한 채 그분을 붙드는 경우도 포함한다 (욥기 38:1-4 참조).

성경은 믿음과 의심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를 숨기지 않는다

복음서에는 예수께 도움을 구하면서 동시에 자신의 믿음 없음을 고백하는 사람이 등장한다. 이는 믿음과 의심이 한 사람 안에 전혀 공존할 수 없다는 전제를 깨뜨리며, 믿음이 완성된 심리 상태가 아니라 그리스도를 향해 나아가는 관계임을 보여 준다 (마가복음 9:24 참조). 믿음은 의심이 한 번도 생기지 않는 상태가 아니라, 의심을 궁극적 주인으로 삼지 않고 예수께 가져가는 방향성을 포함한다.

신학적으로 말하면, 구원에 이르는 믿음은 자신의 확신의 강도를 의지하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인격과 사역을 의지하는 믿음이다. 따라서 감정의 확실성이 약하다는 사실과 그리스도를 믿지 않는다는 결론은 구별해야 한다. 다만 의심을 합리화하여 하나님을 거부하는 태도와, 믿고 싶지만 믿어지지 않아 하나님께 도움을 구하는 태도는 같지 않다.

믿음은 오늘의 작은 응답으로 자라난다

현재의 상황은 예수의 주권을 머리로는 인정하지만 삶의 통제권을 실제로 맡기는 일에서 어려움을 겪는 상태로 이해할 수 있다. 그러므로 다음과 같이 실천할 수 있다.

  • 하루에 짧게라도 자신의 의심을 숨기지 않고 기도한다. “주님, 믿고 싶지만 믿어지지 않는 부분을 아시니 제 불신을 도와 달라”는 식으로 구체적으로 말하면 된다.
  • 예수의 통치와 신실하심을 다루는 본문을 정해 반복해서 읽고, 이해되지 않는 사건 전체보다 그 본문이 증언하는 그리스도의 성품 한 가지를 기록한다 (마태복음 28:18-20 참조).
  • 혼자 확신을 만들어 내려고 하지 말고, 신뢰할 만한 교회 공동체의 예배와 말씀과 기도 안에 지속적으로 참여한다. 믿음은 개인의 심리만이 아니라 말씀과 공동체를 통해 자라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믿음의 기준은 의심이 전혀 없는가가 아니라, 의심 속에서도 누구를 향하고 있는가에 있다. 지금의 고백은 믿음이 없다는 최종 선언이라기보다 약한 믿음이 예수께 도움을 구하고 있는 자리로 볼 수 있으며, 믿음은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작은 순종과 신뢰를 통해 자라난다.

하늘에 계신 하나님, 주님의 주권과 예수 그리스도의 왕 되심을 알면서도 온전히 믿지 못하는 제 연약함을 불쌍히 여겨 주옵소서. 믿음 없는 저를 도와 주시고, 제 마음에 성령의 확신과 평안을 더하여 주소서. 믿음의 고백을 붙들게 하소서.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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